메이커 읽을거리

[우수 메이커] 중국 메이커 문화의 핵심, 상하이&선전
등록일 : 2018-01-02 01:34:57 조회수 : 822

세계적인 규모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국 메이커 운동을 탐색하다

- 상하이 & 심천을 중심으로

 

 

‘大众创业、万众创新(대중창업, 만중창의)’

 

이것은 ‘대중의 창업, 만인의 혁신’이란 뜻으로, 중국 정부가 과학기술발전 국가 계획에서 표현한 말이다. 이러한 기조와 맞물려 중국에서 메이커와 촹커(創客; 창업자)는 동일한 의미로 사용된다. 중국 경제를 일으키는 경쟁력 확보의 화수분이 되는 중국의 메이커 운동은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요소들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다. 여기서는 중국 메이커 운동의 대표적인 도시인 상하이와 선전의 사례와 관련 자료들을 통해 시사점을 점검해보도록 한다.

 

 

부상하는 중국 메이커 운동의 중심지,
상하이 & 선전

 

우선 상하이(上海)는 중국의 4대 직할시 중 한 곳으로, 공업단지와 무역단지, 과학기술단지, 금융단지가 밀집한 도시다. 중국에서 가장 국제적이고 현대화된 도시로, 대외개방의 상징인 곳이기도 하다. 중국 경제발전을 대표하는 도시로 많은 인구와 자원이 몰려들 영국의 나이트프랭크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에서 4위를 차지하는 등 위상도 높다.

선전(深圳)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라는 별명처럼 창업은 물론 혁신지수 1위, 연구개발(R&D) 투자 1위 등 급성장하며 최근에 많은 각광을 받는 신흥 도시다.

더욱이 세계적인 혁신기업(화웨이, ZTE, 텐센트 등)들이 대거 입주해있으며, 떠오르는 하드웨어 창업 중심지로 소량생산에 특화된 공장들이 밀집해있다. 그래서 특히 메이커 창업의 성공사례가 많은데,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 점유율 1위 생산기업인 DJI와 로봇으로 유명한 Makeblock이 선전에서 탄생했다. 그야말로 중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자 열정적인 메이커들의 아지트라 할 수 있다.

 

 

날로 급성장하는 중국 메이커 운동의 진면모

 

중국은 상하이와 선전을 중심으로 메이커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2012년 진행된 상하이 메이커 카니발에는 약 5만 명이 참여했고, 2014년 선전 메이커 페어에는 3만 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중국의 메이커 운동은 민간과 정부가 서로 다투기라도 하듯 앞장서서 활동 지원에 나서고 있는데, 민간 활동의 경우 베이징·상하이·선전을 기점으로 공장형 제조기업(시드 스튜디오), 하드웨어 판매업체(DFRobot), IoT를 결합한 산업 연계 창업공간(3W Cafe), 커뮤니티(팹랩, 해커스페이스) 등을 토대로 창업과 관련된 활동이 활발하다.

정부의 경우 ‘Made in China’를 넘어 ‘Created in China’를 목표로 전략적인 신흥산업 육성과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행정절차 간소화와 투자·행정 지원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특히 5개년 단위로 수립되는 ‘과학기술발전 계획’의 7대 신흥산업 육성전략에 메이커 활동 지원 방안이 포함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중국 10개 도시에 3D 프린터 기술산업 혁신센터가 건설되고, 해커 스페이스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분류종류규모장소비고
공간메이커 스페이스(정부)100개상하이각 8만 달러 지원
메이커 스페이스(민간)1개베이징정부 후원
3D 프린터 기술산업 혁신센터10개 도시  
시드 스튜디오1개선전선전 미니 메이커 페어 주최, 선전 메이커 지도 발간
행사베이징 48시간 해커톤매 분기 개최베이징 메이커 스페이스 
메이커 페어 선전약 3만 명의 관람객과 300명의 메이커 참여 (120개 물품 전시)선전 
기타정보통신기술교육   

 

 

선전은 도시 자체가 중국 최대의 창업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물론 해외 각처에서 찾아온 창업자들이 메이커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제조업의 성지’라 불리는 화창베이의 공이 크다. 10층 내외의 20여 개 빌딩과 70여 개 건물로 구성된 이곳에서는 어떤 부품이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전자상가와 소량으로도 시제품을 만들어주는 공장들이 즐비하다. 쉽게 말해 ‘어떤 것이든 쉽고 값싸게 구할 수 있는 곳’, ‘만든 제품을 대량생산해서 전 세계 어디든지 배송할 수 있는 곳’이 여기다.

이러한 환경 덕택에 선전은 상당수의 기업이 하드웨어 스타트업이고, 2011년 41만 7,531개이던 기업 수가 2014년 84만3,977개로 3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중국 각지의 유능한 인재들이 선전에 몰려들어 창업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며, 실제 중국 청년들은 대기업 취업이나 공무원이 되어서는 ‘집 한 칸 사기도 어렵다.’며, 창업으로 성공하여 중국의 20대 그룹이 된 기업가들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 특히 메이커 운동과 관련해 차이훠 메이커 스페이스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메이커 창업 교육을 통해 창업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으며, 선전 메이커 페어에 전시된 제품 대부분이 학교 메이커 교육의 교재·교구로 활용할 수 있는 것임을 볼 때 이들 메이커 교육이 방과 후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상하이와 선전의 주요 메이커 스페이스

 

상하이

Fab lab(상하이시 통지대학(同濟大學) 내 소재) : 중국 최초의 공식 Fab Lab으로 중국 과학기술부장(장관) 완강의 출신대학이다.

DFRobot in Shanghai : 상하이의 메이커 카니발 주최사로서, 메이커 활동을 위한 모든 재료를 판매한다.

 

 

선전

Seed Studio : 2008년 설립된 공장형 제조기업인 이곳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저렴한 비용의 소량생산(최소 10개~1만 개)과 시제품 생산이 가능해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레이저 커팅, 3D 프린팅, OPL, PCBS 프로토타입 등의 서비스를 기본 제공하며 대량주문의 경우 팍스콘 등과 연결해주는 중개자 역할도 수행한다.

화창베이 전자상가 : 10층 이상 대형 상가를 포함해 70여 개 상가 건물이 넓게 펼쳐진 전자상가다. 프로토타입 전문 제작소와 아웃소싱 디자인하우스 등이 근거리에 위치하여 제작 기간이 짧으며, 샤오미 카피캣 브랜드 등 모조품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선전 세그 메이커 : 지능형 하드웨어 제품의 연구개발이 가능하고, 제조·비즈니스 기반의 공동 작업 공간이자 플랫폼 및 기술 지원, 교육 서비스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지향한다.

 

 

리치랩 : 공교육과 연계해 혁신적인 메이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으로, 한국의 보습학원과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공간은 작지만 대부분의 공작기계가 구비되어 있어 다양한 제품을 소량생산하기에 적합하다.

차이훠 메이커 스페이스 : 중국의 대표적인 창업 밍 코어워킹 스페이스로, 선전의 첫 제조공방이자 선전 메이커 페어를 주관하는 곳이다.

대공방 : 국내 메카 솔루션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시제품 제작업체로, 아이디어와 설계도만 가지고 와도 제품을 만들어주는 공간이다.

 

 

중국 메이커 운동의 진원지, 선전 메이커 페어

 

지난 11월 10~12일 선전 메이커 페어가 개최됐다. 선전 메이커 페어는 아마추어부터 전문 메이커,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메이커들이 모여서 시작품을 전시·공유하고, 세미나 개최를 통해 혁신 메이커 활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매년 개최되었다. 올해의 경우 약 3만 명의 메이커들이 참여했으며, 관람객 수만 10만 명을 훌쩍 넘었다.

DIY, 3D 프린팅, 기계에서부터 바이오 해킹 등 창의성 넘치는 시작품들이 전시됐으며,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체험 워크숍과 다양한 포럼·공연 등이 열려 큰 호응을 얻었다. 위치적으로 인접한 국가가 많다는 점과 메이커들이 재료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 젊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많다는 점은 세계 각지의 메이커들이 이 페어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타 메이커 페어와 달리 STEAM 메이커 교육의 열풍으로 제품을 홍보하는 업체의 부스가 매우 많은 것도 선전 메이커 페어만의 특색이다.

 

 

 

중국 메이커 운동이 한국 메이커 운동에 주는 시사점

 

선전에서 살펴본 중국 메이커 운동의 환경적인 장점은 부품 공급망뿐만 아니라 크라우드 펀딩 등 액셀러레이터의 실효성 있는 지원으로 창업(제품 양산) 비용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다. 미국과도 마찬가지로 중국은 청년들의 창업에 대한 선호가 높아 유능한 청년들이 창업으로 몰리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창업자들이 세계적인 부호로 성장하면서 모범 사례를 지속적으로 구축하는 선순환의 구조를 이루고 있어 상당 기간 이러한 창업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촹커로 상징되는 중국 메이커 운동은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정책을 기반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중국 교육부가 각 대학에 탄력적인 학제를 도입해 재학생 휴학 창업을 허용하고, 창업 전문 교과 과정 개설을 허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창업 역량과 교육 부족 등으로 창업에 대한 인식이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따라서 창업에 대한 기회비용의 부담을 줄이고 쉽게 창업에 이를 수 있는 메이커 운동의 확산을 통해 마인드 전환을 꾀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창업의 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창업의 현실이 바뀌어야 하며, 부모들의 가치관이 바뀌어야 한다.

한편으로 메이커 창업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중국 선전이 메이커들의 성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메이커 창업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창업 환경의 변화를 면밀히 읽어내고, 현실적인 창업 지원정책(메이커 창업 지원)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우리나라는 메이커 운동이 초창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자생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민간 생태계 현황 파악을 통해, 실효성 있는 형태의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글. 사진 / 김보경,

편집 / 이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