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읽을거리

[메이커 네트워크] 학교 현장에서의 메이커 교육(김승진 교사)
메이커 로서의 즐거움. 본인의 소질을 깨닫고, 직업에 대한 깊은 이해가 첫걸음
등록일 : 2018-05-16 01:29:25 조회수 : 193

기술명장을 양성하여 산학협력 고도화를 통한 명품 중등 직업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서울아이티고등학교.
이곳에서 현재 16년 동안 발명반(동아리)을 지도하고 있는 김승진 선생님을 만나 고등학교 현장에서의 메이커 교육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서울아이티고등학교 발명반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발명반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주로 중학교 시절에 발명반을 활동했던 친구들도 있고, 발명자체에 흥미를 가지고 오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우수한 학생들을 먼저 뽑아 운영하는 방식도 있지만 그보다는 본인 스스로가 발명에 관심이 있다고 찾아오는 학생들 중심으로 구성하여 운영 중입니다.
 


서울아이티고등학교 발명반 학생들

 

 

올해 발명반 에서는 금속퍼즐공작을 통하여 학생들의 창의력을 자극하는 것과 동시에 YIP(청소년 발명가 프로그램)대회, IP 마이스터 대회(IP Meister Program), 특성화고 창의아이디어 대회 등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일반적으로 발명반에서 아이디어가 나오거나, 대회를 참가하고자 하는 학생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문의를 하면, 이를 실현, 구현시킬 수 있는 교내 다른 학생과 연계시켜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데, 일반적으로 학생들의 대회는 2~3명의 학생들이 조를 편성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수도꼭지’를 제작할 때에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친구는 스마트전자통신과 학생이었고 이를 제작할 때는 절삭가공이 필요하였기 때문에 폴리메카닉스과 학생을 조원으로 구성하여 함께 제작, 시제품을 완성하여 나가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 현재 제작중인 작품들이나 발명하는 과정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희 학교는 어떤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것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설계가 끝나면 그것을 3D프린팅 하여 기본적인 골격이나 전체적인 제작상황을 파악해 볼 수도 있고, 해당 작품에 필요한 부품을 직접 제작해야 할 때 선반이나 밀링을 통하여 제작할 수 있으며, 전자적인 제어를 통한 전자장비 설계 및 제작도 해볼 수 있습니다.

제작과정에서 가능여부나 오류 등을 기능영재반 지도 선생님을 통하여 검토 받기도 하고, 실질적으로는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직접 제작하게 되지만 어떤 부분에 문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 있다는 것이 굉장히 큰 장점이라고 하겠습니다.


IP 마이스터 대회를 준비중인 발명반 학생들

 

 

# 각종대회 출전이 학생들에게 어떤 경험이 된다고 보시나요?

 

본교에서 제출하여 수상한 두 아이디어도 최종적으로 제출 ․ 심사까지는 받았으나 YIP의 경우에는 일본에서 기존에 나온 특허와 유사한 부분이 있어서 특허로 나오지는 못하였습니다. 특허의 경우에는 심사기간이 매우 길기 때문에 아무래도 결과까지 보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하여 어떤 상을 받고 받지 않고를 떠나서 참가하는 동안 팀 프로젝트의 과정을 배우는 것과 발명 출원 과정을 배우는 것은 인생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에 대하여 소감을 쓴 것이 (학생들 덕분에) 우수지도교사상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사실, 기초적인 프로그램만 교재에 있는 그대로 만들어보거나, 극히 프로그램의 일부분만을 만들어보게 되는데 대회에 나갔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연계되는 것들을 모두 고려해보아야 하기 때문에 장차 취업 등에 큰 경험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학생들의 제작활동을 지도하면서 힘든 부분이나 보람된 부분이 있다면?

 

먼저 학생들이 다양한 제작활동을 해보는 가운데에서 자신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제가 알고 있는 공업계열 특성화고의 경우 상대적으로 개인적인 환경이나, 학습능력이 높은 상황은 아닙니다. 이런 학생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자존감이 많이 손실된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학생들이 간단한 자격증이라도 따서 하나의 성취감을 느끼게 되면 그로부터 자존감을 조금씩 회복해가면서 미래를 설계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밑그림을 마련해주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산업체의 우수한 전문가를 초빙하여 토요일에 방과 후 학습을 운영하여 실제 현장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업무를 해나가고 있는지, 현장에서 사용되는 기술은 어떤 것인지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 등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발명반 동아리 교실: 금속퍼즐공작(3D METAL MODEL 조립)

 

 

학교도 하나의 유기적인 동물과 같아서 반드시 누군가는 그것을 해야 하는 업무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취업업무를 담당하게 된 다음에는 외부로 출장을 가게 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벌써 5년째 대회 중심으로만 발명반을 운영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발명반 동아리 시간에는 단순한 공작 중심의 운영을 할 때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취업에 대한 업무를 하는 것도, 발명반을 하는 것도 모두 학생들을 위한 활동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학생들도 발생하기 때문에 그런 학생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들게 됩니다. 신경을 더 써주고 더 많은 것들을 관리해주어야 하는데 미안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졸업한 다음에 학생들이 찾아와 예전 대회 참가 이야기를 하며, “그 때 참 많이 배웠습니다.” “좋았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 메이커 교육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확대된다는 정책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현장에서 실제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현장에서 정책에 대한 소식은 오히려 언론에서 발표된 다음에야 전달받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2018년의 시작단계이고 관련 공문들이 점차 도착하고 있는 단계이므로 실질적으로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가를 느끼기에는 아직은 어려움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시나브로 그런 정책들은 결국 선생님들에게 전달이 되고, 학급 ․ 동아리 운영방식을 바꾸고, 결국 학생들에게 지원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최근에 기사화되는 메이커교육 관련내용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중심으로 발표되는 것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고등학교는 시범적으로 운영하기에 입시를 무시할 수 없는 한계성이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그러나 특성화고등학교는 오히려 웬만한 메이커 교육 운영학교보다 학교 기반 시설은 훌륭한 부분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파급효과는 일반 고등학교보다 더 훌륭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에 메이커 스페이스까지 학생들을 데려다주는 길동무 차량이 운영된다는 기사를 최근에 관심 있게 보았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모든 교실에서 초창기부터 동일한 지원으로 메이커 교육을 받기는 현재로서는 힘들 것입니다. 시범적인 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가 늘어나고 만들어진 공간이 유명무실해지지 않도록 실질적 거리감을 낮출 수 있는 길동무 차량 운행과 같은 아이디어가 생겨나는 것을 보면서 일면 기대를 하게 됩니다. 다른 과거의 예를 보면 학생들이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찾아가기 어려운 경우를 본 적이 많기 때문입니다.

 

메이커 교육이 활성화되어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이 메이커로서의 즐거움이나 본인의 소질을 깨닫고, 직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게 된다면 제가 근무하고 있는 특성화고등학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발명이라는 것이 한 번에 엄청난 것을 갑자기 뚝딱 하고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공간에서 불편함을 조금씩 개선하고자 하는 데에서 나오는 것임을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가오는 시대에 AI들이 못하는 것이 바로 이런 창의적인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발명반 학생들에게 이런 일상에서 보다 나은 삶을 찾아가는 경험을 하는데 좋은 밑그림을 제공해줄 수 있는 교사가 되면 좋겠습니다.

 

글.사진:이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