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읽을거리

[메이커 스페이스] 메이커스 스퀘어, 메이커들의 ‘광장’을 꿈꾼다
전문가 네트워킹을 통해 자연스러운 멘토링이 이루어지는 곳
등록일 : 2018-05-15 23:33:38 조회수 : 295

 


메이커스 스퀘어 전경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 내부를 가리지 않은 통유리를 통해 들여다보이는 작업실의 모습이 수많은 창작자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인상을 주는
<메이커스 스퀘어>를 찾아 박나윤 대표와 윤웅열 디렉터를 만났습니다.

 


메이커스 스퀘어 (좌)윤웅열 디렉터 (우)박나윤 대표

 

 

# <메이커스 스퀘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가 궁금합니다.

 

‘스퀘어(square)’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가 ‘광장’이라는 뜻이잖아요? 메이커들의 광장, 창작자들의 광장이라는 의미에서 <메이커스 스퀘어>라 이름을 붙였습니다. 유럽의 경우 광장이라는 개념이 넓고 포괄적이에요. 광장을 중심으로 해서 상점도 생기고 펍(Pub)도 생기고 사람들이 모여 놀 수 있는 인프라를 통틀어 ‘스퀘어(square)’라 부르거든요.
 

그래서 활짝 열려있는 곳, 여러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고 즐기며 확장되고, 서로의 재능을 도우면서 발전적인 관계가 되자는 취지를 담았어요. 실제로 저희 <메이커스 스퀘어>에는 많은 창작자들이 오가며 교류하고 있어요.

또한, 장소나 모임을 지칭하는 것 외에 플랫폼으로서의 의미도 갖고 있어요.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저희가 만든 제품만을 가지고 시작해서 브랜드가 따로 있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니 비즈니스 측면에서 고민하게 되었어요. 메이커들의 활동이 확장되게 되면 브랜드를 여러 개 만들 수도 있지 않나? 그래서 <메이커스 스퀘어>를 (통합된) 플랫폼으로도 개발해 나가고 있어요.

 

# <메이커스 스퀘어>는 어떻게 시작되어 지금에 이르게 되었나요?

 

원래는 핸드메이드로 아기들을 위한 입체 조형물을 만들다가 3D프린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손으로 만드는 작업과 컴퓨터를 활용해 3D프린팅 하는 작업을 둘 다 해보며, 두 방법을 절충한 작품을 만들게 되었어요. 그런 작품들을 내놓다보니 관심 있는 작가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핸드메이드 작가들에게 3D프린팅에 대해 알려주는 일들이 많아졌어요. 그런데 작가분들이 이런 장비들로 자기 제품을 만들기 쉽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그분들께 조언하면서 이 일을 시작했고 <메이커스 스퀘어>를 만들게 되었어요.

 

# 대학로에서 카페형태로 운영했던 적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원래 대학로에서 40평 공간에서 4명의 대표가 시작했어요. 신사업으로 아이템으로 제안서를 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아서 3개월간 카페 공간에서 해보고 싶은 것을 체험하는 프로젝트였어요. 대학로 카페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메이킹에 대해 알리는 일을 3개월 체험을 하고 창작자들이 많이 모이는 홍대 쪽을 알아보며 월세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가는 이곳에 자리 잡은 지 3년 정도 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제조분야를 도맡아 하고 있고, 함께하는 멤버 일부가 문래동에 40평 정도의 공간을 얻어 갤러리로 운영하고 있는데, 그곳에서도 제품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메이커스 스퀘어 팹랩실- 장비

 

 

# 다른 메이커 스페이스와 <메이커스 스퀘어>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저희는 운영자들이 창작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는점에서 차별화되어 있어요. 많은 메이커 스페이스들이 장비와 기술 중심으로만 운영된다고 들었어요. 창작자가 뭔가를 구상해서 방문했을 때 “A장비는 A기능만 한다, 그래서 안 된다”는 식의 대답만 이루어지는 곳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A장비에서 안된다면 B장비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B장비는 어디를 찾아가면 활용할 수 있는지 안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죠. 또 누군가가 와서 장비사용을 독점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니 3D프린팅을 통해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창작자들이 실망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현실적 어려움으로 인해 창작활동 자체를 포기하거나 실망하는 일을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그것이 <메이커스 스퀘어>가 말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인가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저희는 단순한 교육 중심이 아닌 실무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저희 멘토링 네트워크는 파트별로 운영되고 있거든요. 페이스북 그룹으로 <창작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 멤버들 중에 각자의 전문분야 디자인, 3D모델링, 교육, 후가공, 드로잉, 영상제작 등 재능을 가진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과거에는 ‘모든 것을 창작자 혼자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했는데, 이제는 분업화가 분명히 되어야 한다고 봐요. 저희 <메이커스 스퀘어>는 이런 인적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는 아이디어 특화 전문가, 개발의 디테일은 각각의 기술과 파트에 전문적인 분들을 연계하지요. 기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적 네트워크 연계를 통한 멘토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죠.

 

# ‘노하우(know-how)’ 전달의 교육 프로그램 형식이 아니라 네트워크 속에서 멘토와 멘티를 연결해 자연스러운 ‘노우훔(Know-whom)’이 이루어지게 하는 식이로군요.

 

멘토를 소개시켜 드릴 때 창작의 과정에서 그게 왜 필요한지를 충분히 설명 드려요. 특히 양산이 힘든 제품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는 분들이 있어요. 아티스트, 디자이너들 중에 고집이 있는 분들이 있거든요. 너무 창의적이면 시장에서 반응이 없거나 제작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거든요. 초반에 저희가 느낀 문제점들도 그런 것이었어요. 그래서 양산의 문제, 시장의 문제도 완충이 되도록 하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시켜 주면서 현실화되도록 하는 것이죠.

 

# 제작물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대체로 어떤 사람들인지?

 

소비자들은 굉장히 광범위한데, 이런 창작물의 주 소비자층은 공예품이나 창작자들의 창작물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과 창작자들 본인이에요. ‘나도 한 번 만들어볼까?’ 그런 분들이 창작물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죠. 그러면서 저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디자인이 필요하면 디자인, 3D프린팅이 필요하면 프린팅, 3D모델링이 필요하면 모델링 그렇게 연결해 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많은 창작물을 만드는 과정과 창작노하우를 더 널리 공유함으로써 일반인들도 관심을 갖게 하고 결과적으로 창작물의 소비로 연결되게 하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
 


모델링_후가공_완제품

 

# <메이커스 스퀘어>의 활동을 살펴보면 창작 지원 외에도 제작물 판매까지 서비스하고 있는데, 일종의 샘플시장 효과라고 보아야 하는 건가요?

 

초기 샘플 100~200개 정도만 여기서 제작 가능해요. 소량의 물량을 초기시장에 내어놓고 반응이 좋으면 대량생산으로 넘어가지요. 그래서 창작자들로부터 저희가 직접 위탁을 받는 경우가 있어 판매하기도 하구요, 유통전문 하시는 분들에게 의뢰를 드리기도 해요.

 

 


(견본) 전시 판매

 

 

# 그렇다면 메이커들의 구체적인 판로개척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우선 샘플링을 해서 단계별로 접근합니다. 처음에는 플리마켓(벼룩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판매해보며 제품의 완성도와 문제점을 파악해 제품을 보완해요. 그다음에. <아이디어스>같은 온라인 마켓에 제품을 올려봅니다. <아이디어스>같은 곳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과는 많이 달라요. 제품을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유통망이지만 창작물에 대한 수요층들이 모인 곳이죠. 이런 곳에서 보완된 창작물을 올려 소비자를 통해 테스트를 하며 제품이 완벽해지면 그 다음부터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어요.

 

# 플리마켓을 강조하시는 듯한데 이유가 있나요?

 

처음부터 온라인에 완벽한 시제품을 노출시키면 경쟁사에게 카피당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요. 그리고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오프라인이 사람들의 감성을 느껴볼 수 있어 제품보완에 도움이 되거든요.

또한 저희는 일년에 한번씩 일본 디자인페스타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고 일본의 소비자들은 휠쒼 눈높이가 높습니다. 그래서 그곳에서 판매를 하며, 일본 소비자들의 눈높은 까지 맞추며 저희가 기획하는 창작물도 상향평준화하도록 노력하고 있고 그런다면 자연스럽게 한국의 소비자들도 만족시킬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디자인 페스타 전시 [정재훈작가 - 주짓수 캐릭터]

 

# <메이커스 스퀘어>만의 히트상품이 있다면요?

 

100퍼센트 3D프린팅으로만 만들어진 ‘토끼 디퓨져’가 있는데요, 나무로 된 부분에다 방향제를 떨어뜨려 디퓨져로 활용하도록 했어요. 디자인은 다른 작가분이 하시고 생산과 유통만 <메이커스 스퀘어>가 협업해 만든 제품입니다. 세월호 3주기 때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한정판 304개로만 된 기부상품을 제작했는데 이틀 만에 완판 되었어요. 다음으로 저희가 밀고 있는 제품은 동물 젠트리피케이션을 스토리로 담은 ‘위기의 동물들’이라는 컨셉의 제품인데 시리즈 첫 번째로 ‘북극곰 디퓨져’를 상품화했어요.

 

위기의 동물들을 스토리로 담은 첫 번째 시리즈 ‘북극곰 디퓨져’

 

 

# 메이커 스페이스를 운영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많으실 텐데요?

 

저희의 작업 노하우를 창작자에게 충분히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 다양한 무료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저희도 본업을 하면서 중간에 남는 시간을 이용해 지원해 주어야 하다 보니 지치고 힘들 때가 많이 있어요.

 

메이커 문화 활성화를 위해서 실무적인 노하우가 충분히 공개되어야 하고, 저희는 충분히 그럴 마음이 있는데 그런 것을 뒷받침하는 에너지가 부족한 거죠. 제품을 통해 수익을 얻으면 되겠지만, 이것도 많이 팔아야지만 수익이 생기는 거잖아요? 저희처럼 민간차원에서 메이커 스페이스를 운영하는 곳에도 다양한 정부지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

 

 

 

<메이커스 스퀘어>의 탐방을 통해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익숙해져

인간의 고유한 창조성을 발휘하는 창작활동을 포기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기술 멘토링이라는 공유가치를 통해 메이커 문화를 정착시켜가는

<메이커스 스퀘어>를 응원합니다.

 

 

글. 윤준식 / 사진. 김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