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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 네트워크] 'CES 2018'에서 만난 스마트 하드웨어 둘러보기
등록일 : 2018-04-09 11:55:54 조회수 : 39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CES)는 1967년 처음 열린 이후 전세계 가전업계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TV를 비롯한 가전제품 위주로 전시가 진행됐지만, 지금은 첨단 IT 기술의 장으로 성장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불린다. 올해 CES에서 눈길을 끈 건 크게 두 가지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다.

 

1. 인공지능 플랫폼 전쟁

올해 CES 전시장을 가득 채운 건 AI 비서를 부르는 목소리다. 구글의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찾는 목소리는 구글 부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체의 부스에서 들렸다. CES에서 열린 LG전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스콧 호프만 구글 어시스턴트 개발 총책임자는 “시계, TV, 냉장고, 세탁기, 오븐, 에어컨까지 어떤 제품 분야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AI 비서는 이제 스마트폰이나 스피커라는 몸통에서 벗어나 생활 공간에 스며드는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CES 2018'은 AI 플랫폼의 현재 지형도를 보여줬다. AI 플랫폼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양강체제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구글과 아마존이 주인공이다. 2014년 스마트 스피커 ‘에코’를 통해 처음 등장한 아마존의 AI 비서 ‘알렉사’는 CES 2018에서 로봇 청소기, 공기 청정기, 커피메이커, 전구 등 다양한 제품으로 몸집을 불렸다. 거실부터 화장실까지 아마존 알렉사는 집안 곳곳을 스며들었다. 심지어 욕실 거울에도 알렉사가 들어갔다. 주방과 욕실용품을 만드는 회사 콜러(Kohler)는 베르데라 스마트 거울(Verdera Voice Lighted Mirror)을 선보였다. 이 거울은 음성으로 욕실 조명을 조작할 수 있다. "알렉사 조명 좀 밝게 해줘"라고 말하며 조명 밝기를 조절할 수 있고 뉴스를 읽어달라고 명령할 수도 있다.​ 

 

 

(사진제공: 콜러)

 

알렉사가 들어간 스마트 안경도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 안경 개발사 뷰직스가 이번 CES에서 공개한 증강현실(AR) 안경 블레이드는 알렉사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된다. 알렉사 음성 명령을 통해 전화를 받거나 문자를 확인하고 길을 찾을 수도 있다.​

 

 


(사진제공: 뷰직스)

 

 

후발주자인 구글 어시스턴트는 무서운 속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구글은 LG전자를 비롯해 소니, 레노버, 뱅앤올룹슨, JBL 등과 중국계 기업 TCL, 스카이워스, 샤오미, 창훙, 하이얼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LG와 소니는 스마트 TV를 중심으로 구글 어시스턴트가 적용된 제품을 선보였다. 플랫폼으로 진화한 AI 시장에서 기업 간의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차량용 OS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자동차 영역으로까지 세를 넓혔다.

 

 


(사진제공: 구글)

 

 

 ‣ 인공지능 반려견

이밖에도 눈길을 끈 건 인공지능 반려견이다. 1999년 처음 선보인 소니의 로봇개 '아이보(AIBO)'는 2018년 CES에서 부활했다. 2006년 생산 중단 이후 12년 만에 다시 태어난 아이보는 AI를 탑재해 더 똑똑해졌다. 클라우드 데이터를 통해 다른 아이보와도 연결돼 쓰면 쓸수록 똑똑해진다. 눈에는 카메라가 부착돼 사람이나 장애물을 감지하고 상황에 맞게 행동한다. 음성인식이 가능하며 사람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 또 터치센서를 통해 사람과 '스킨십'을 인식한다. 표정을 통해 기분을 나타내며 주인의 말에 대답하고 앉아서 꼬리를 흔들기도 한다. 더욱 반려동물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셈이다.​

 

 


(사진제공: 소니)

 

 

아이보엔 64비트 쿼드코어 CPU(퀄컴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가 탑재돼 있으며 총 22축으로 구성돼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한다. 눈은 OLED 디스플레이로 이뤄졌으며 카메라 2대, 마이크 4개가 내장됐다. 무게는 2.2kg 수준이다. 

 

2. CES 2018에서 돋보인 스마트 카

지난 몇 년 새 자율주행차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CES는 각 업체가 자율주행 기술을 뽐내는 무대로 자리 잡게 되었다. 올해도 자율주행 기술은 CES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일부 업체는 행사 기간 동안 관람객이 자율주행차를 직접 시승해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 진일보한 ‘이동’ 상상력 선보인 토요타

흔히 자율주행차는 승객을 태우고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카풀, 차량호출 서비스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차량호출업체들은 앞다퉈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본 완성차업체 토요타는 여기에 상상력을 가미해 새로운 이동성 생태계 '이팔레트(e-palette)'를 선보였다. ​

 

 


(사진제공:토요타)

 

 

토요타의 다목적 콘셉트 카 이팔레트는 배달, 차량호출 서비스 외에도 사용 목적에 따라 이동형 호텔, 사무실, 상점, 음식점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만약 신발을 구매하고 싶다면 신발가게를 '호출'해 직접 고르고, 둘러본 뒤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찾아가는 서비스’다.

 

토요타는 아마존, 디디, 피자헛, 우버 등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구상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아직 자율주행차가 도로에 나오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통수단 이상의 활용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또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CES2018에서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 CEO는 “토요타는 내 세대에 자동차 회사에서 모빌리티 회사로 바뀌는 것이 목표”라 선언하며 토요타의 새로운 행보를 예고하기도 했다. 토요타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 자율주행차 시승 행사도 ‘눈길’

CES에 자율주행차가 등장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완성차 업체가 아닌 자율주행기술 업체와 차량호출업체의 협력이 두드러졌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또 개막식 첫날 비가 내리는 바람에 자율주행차의 현재를 진단할 수 있는 재밌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앱티브는 차량호출업체 리프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CES2018 기간 동안 라스베가스 컨벤션 센터 골드 랏 주차장과 시내 20곳을 오가는 자율주행 택시를 운영했다. 사고 방지를 위해 운전석에는 직원이 탑승했지만 운전 개입은 최소화했다.

 

이미 자율주행셔틀을 운영 중인 프랑스 자율주행차 업체 나브야는 운전석이 아예 없는 완전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그러나 CES2018 개막 첫날 쏟아진 폭우로 자율주행 운행을 취소했다. 나브야의 자율주행차는 라이다 센서가 중심이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쏘아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데, 비 때문에 빛이 산란돼 운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악천후에 취약한 자율주행 기술의 현재를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었다.​

 

 


(사진제공: 앱티브)

 

 

반면 앱티브는 비가 오는 와중에도 자율주행차 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라이다가 가진한계를 레이더, 카메라, GPS 등으로 보완한 덕이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자율주행 기술이 다 (개발)된 것 같지만, 사실 갈 길이 멀다. 센서 기술이 아직 한계가 있다"며 "나브야의 사례가 이를 정확하게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 칩셋-디스플레이-콕핏, ‘내부’도 중요해

자율주행차의 ‘속’을 채우는 새로운 시장도 열리고 있다. 자율주행차량의 '두뇌'를 만들고 있는 엔비디아는 CES2018에서 우버, 바이두,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ZF, 오로라 등 자율주행차 기업과의 협력을 발표하며 자율주행차 시장에서의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사진제공: 엔비디아)

 

완전자율주행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센서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엄청난 수준의 연산 능력이 필요하다. 에릭 메이호퍼 우버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 대표는 “안정적인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하려면 첨단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고성능 GPU 연산 엔진을 차량 내 탑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AI 프로세서와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며 자율주행 산업의 핵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사진제공: SK텔레콤)

 

 

또 차내 인포테인먼트 장비를 공급해왔던 파나소닉은 자율주행차 시대에 발 맞춰 자율주행차 2, 3, 5단계 맞춤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SK텔레콤과 기아자동차는 5G 자율주행차 콘셉트의 콕핏(*관람객이 자동차 운전석의 인터페이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제작한 모형)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미래 자율주행차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CES2018을 관람한 전종홍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은 “이번 CES2018에서는 자율주행 기술 이후,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한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라며 “앞으로 계속 발전할 시장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글: 김인경, 이기범 블로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