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읽을거리

[특집기사] 아이들의 작업실, DD238을 소개합니다.
등록일 : 2018-04-06 17:40:02 조회수 : 69

 

 

 

 

'아이들의 작업실'이라니, 너무 이상적이다. 아이와 만들기에 대해서 한 번이라도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이런 조합이 실현 가능한 것일지 머릿속에 떠올릴 것이다. 이 공간의 지향점에 대한 담담한 설명인 것일까. 아이들이 어떤 작업을 하는 건지, 어떤 공간에서 하는 것일지, 질문이 꼬리를 문다. 

 

하지만 DD238은 '아이들의 작업실'로 문을 열었으며 '아이들의 작업실'로 충실히 기능하고 있다. 이 공간은 언뜻 보기에는 이상을 좇는 마음이 푸근한 동네 사람들이 운영할 것만 같지만, 정체성을 제대로 유지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원칙을 고수하는 재바른 원칙주의자들이 운영한다. 이 공간에서 '아이들'을 위한 '작업실'이 아닌 부분은 없다. 아이들의 작업실인 DD238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에는 제한이 없지만, 어른이 못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노어덜트존 (No Adult Zone)

처음에는 실험적으로 작업실을 어른과 아이가 시간을 나눠 사용하게 했으나, 곧 운영 원칙에 맞게 아이들을 위한 작업실로 변경하였다. 작업실은 노어덜트존으로 아이들이 사용하고, 어른은 한쪽에 위치한 카페에서 쉬거나 자신의 작업에 대한 계획을 세워볼 수 있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

실제 공간을 채우고 있는 재료와 도구는 메이커스페이스나 공방에 가깝지만, 이러한 공간에서 흔히 운영되는 교육 프로그램은 없다. 작업실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게 작업실로 운영을 하고, 콘텐츠를 한 방향으로만 전달하는 교육이나 체험 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는다. 

 

한 방향으로만 전달되는 기존 교육과 다른 작업을 통한 자연스러운 학습이 DD238에서 진행되는 배움의 방식이다. 아이들은 공간 안에서 주체적으로 하고 싶은 작업을 떠올리고 재료를 찾아 진행해서 작업노트를 쓴다. 

 

공간에 대한 정리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아 그동안의 외부 홍보 요청을 모두 고사한 것도 인상적이다(메이커 쪽으로도 이름은 많이 알려졌으나 공간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드문 이유이기도 하다). 운 좋게도 오픈 1주년을 기념하여 DD238의 관계자와 만나 공간의 취지와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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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238 (Different Doors 238) 의 이름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저희는 이 이름에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았습니다. 첫째로 공간 부지의 주소이자 고유한 이름인 이문동 238-19를 마을의 문이라는 뜻으로 담았습니다. 그리고 둘째로는 땅의 기억을 존중하되 공간에 대한 바람을 담아 마을 이(里) 자 대신 다를 이(異) 자를 붙여서 이문(異門, Different Doors)으로 넣었고요. 셋째로는 모두 똑같은 목표와 가치관을 따라가기보다 각자 원하는 문을 찾아 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238가지 다양한 가능성의 문을 여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더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구상할 때 생각하셨던 부분을 알려주세요. ​ 

 

 

 

 

우리 아이들은 학교가 끝난 뒤에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요? 학교 바로 옆에 자유롭고 안전하게 머물 공간이 있다면? 그곳에 여러 재료와 도구가 있어서 작업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DD238을 이끌어낸 질문들입니다. 새로운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세상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지식과 정보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표현할 수 있는 ‘생각의 힘’이 중요합니다. 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러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왜 ‘작업실’일까요?

 

저희 공간은 ‘작업실’입니다. 실패의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그리고 만들고 표현하는 ‘생각의 놀이터’입니다. DD238에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것을 ‘작업’이라고 부릅니다. 작업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각자의 속도와 색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을 뿐입니다. 

DD238은 이런 가능성에 재료와 도구, 공간을 제공합니다. 자유로운 실험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이 자기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믿고 기다리며 응원해주는 것입니다.

 

DD238은 어떤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나요?​

 

 

 

 

DD238은 커리큘럼이나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다만, 세 가지 운영원칙에 따라 움직입니다. 저희는 ‘질문합니다’, ‘보여줍니다’, ‘기다립니다’.

저희는 질문을 해서 아이들에게 직접 답을 주는 대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합니다. 그리고 보여줘서 일방적인 지식 전달을 넘어 다양한 작업 과정을 보고 배우고 스스로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아이들의 속도에 맞게 기다려서 아이들이 자신의 속도로 자신의 색깔을 찾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응원합니다.

 

1주년 기념 전시 ‘작업이 놀이가 되고 일상이 되는 공간’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2017년 2월에 문을 연 DD238이 얼마 전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DD238은 아이들의 일상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계획하며 작업하는 습관을 길렀고, 친구들과 함께 작업하며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습니다.  

 

 

 

1주년을 기념하여 DD238의 ‘매일 한 장 작업노트 쓰기’를 통해 쌓인 작업노트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약 160장의 작업노트 속에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작업을 진척시켜 나가는 아이들, 하루에 단 15분이라도 조금씩 꾸준히 작업하는 아이들, 일관성 있게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모습과 서로 보고 배우고 알려주며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채롭게 작업이 진화하는 모습, 형제 혹은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작업한 흔적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모두 아이들이 찾고 성취한 것들입니다.

DD238은 아이들, 그리고 지역 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공간입니다. 아이들의 즐거움, 부모님들의 변화, 주민들의 응원과 협력은 공간의 생기를 불어넣는 원동력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DD238에서 지난 1년간 관찰해온 수많은 가능성의 씨앗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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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벽면 한쪽을 빼곡히 채운 작업노트에서 DD238가 말하는 바의 실체를 볼 수 있었다. ‘다음 세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이들의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사용하는 사람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공간은 제공하는 물품이 많다, 인터넷이 빠르다 같은 스펙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우리 모두 안다. 그렇기에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는가를 고민하고 목적에 맞는 길을 제시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DD238과 1주년 기념 전시에 대해서 더 자세한 내용을 보고 싶다면 웹사이트 (http://dd238.kr/)를 방문해보자. 해당 웹사이트의 ABOUT 메뉴에서 공간 구성, 공간 이용 안내, 이용 시간 등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장 및 워크샵 이미지 출처: DD238 제공

자료 제공: C-program 신혜미, 리마크프레스 서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