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읽을거리

[메이커문화]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Dr.Fire
등록일 : 2018-04-06 17:33:28 조회수 : 49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Dr.Fire

 

 

유튜브에서 1년여 만에 20만 구독자를 눈앞에 둔 크리에이터가 있다. 쇳물을 녹여 다양한 물건들을 만드는 그의 작업에는 단순히 모양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철학이 담겨 있다. 익숙한 것을 녹여 새로움을 찾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Dr.Fire를 만나보았다.

 

 

본인 소개와 채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Dr.Fire입니다. Dr.Fire라는 이름을 지은 이유는 불이 하나의 형체를 없애고 새로운 것으로 태어나게 하는 창조의 근원이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불의 특성에 저의 정체성을 두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불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특히 쇳물과 관련된 영상을 주력으로 하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쇳물을 주로 다루는 이유는 변하지 않을 것처럼 단단한 금속이 불을 통해 변하고 재창조되는 속성 때문입니다. 이 특성은 인간과도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하는데, 인간도 변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자신이 깨져야 하고 금속처럼 단단한 고집스러운 점들이 쇳물처럼 녹아야 새로운 자신으로 태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창조적인 매력과 철학적인 매력 때문에 불과 쇳물을 다루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매우 대중적인 개념이 되었으나 아직 생소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어떠한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PD로 방송국에 재직하던 중, MCN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었습니다. 알아보니 같은 영상을 다루는 직업임에도 PD와 다른 면이 많았고, 이 다른 점들이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카메라 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 앞으로 갈 수 있다는 점, 내 영상의 시청자들이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준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방송국 생활 당시 ‘내가 일하는 방법만 알고, 일하는 의미는 모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고민 끝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면 내가 원하는 가치들을 우선하면서 살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에 결국 PD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세계에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Dr. Fire님의 콘텐츠는 대부분 쇳물, 불, 금속 등 약간은 위험해 보일 수도 있는 소재들을 다루고 있는데 매우 능숙하게 다루는 것처럼 보입니다. 관련 분야에 종사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평소 관심이나 호기심이 발전하게 된 건가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관련된 직업을 가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도 목수셨고 아버지도 발명 관련 일을 하고 계셔서 항상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무언가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저도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덕분에 제가 사용하는 공구, 재료들도 거의 집에 있던 것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직소기 같은 것들도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거고요. 엄청 고생을 하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 주시더라고요. 좀 일찍 주셨으면 고생을 덜 했을 텐데…….(웃음)

 

 

Dr.Fire 님이 생각하는 본인만의 특별한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마 일상생활용품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점인 것 같습니다. 시청자분들도 일상 속의 물건들이 이렇게 만들어지는 걸 보면서 항상 신기해하고요. 이런 걸 ‘신박’하다고 표현하더군요.
두 번째는 주석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주석을 사용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을 거예요. 사실 한국에서 쇠를 녹이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단순히 녹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초창기에 쇠를 이용해보려고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다른 대안을 찾기 시작했고 여러 금속을 공부하면서 주석이 녹는점이 낮고 유해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돼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석을 녹이기도 쉽지 않았는데, 가열을 하던 중 토스트 구워 먹을 때 쓰는 미니 오븐이 눈에 보여 사용해버렸습니다. 어머니의 허락도 없이 말이죠.

 

 

 

유튜브에서 콘텐츠의 제작과정이 궁금합니다. 상당히 많은 작업물이 빠르게 업로드되는데 아이디어 구상은 어떻게 하시나요?

 

게임 속에 만들 것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무엇을 만들까’를 결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많이 고민하는 것은 ‘무엇’을 만들까보다 ‘어떻게’ 만들까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아이템을 더 간단하게 만들고, 구매한 부품이 아니라 생활용품을 이용해서 만들까?’를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네에 버려져 있는 물건들을 항상 찾아다녔고, 이제는 이 동네 어디에 무엇이 버려지는지 다 알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힘들지언정 뻔한 것이나 남들이 다 하는 것은 지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편집 시간은 4시간에서 7시간까지 걸립니다. 편집은 워낙 숙달돼서 속도는 빠른 편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구상부터 업로드까지 이틀에서 삼일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사실 편집 같은 것은 여유가 된다면 편집자를 구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본인이 콘텐츠를 만들 때 참고하는 크리에이터 혹은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가 있으신가요?

 

유튜브를 시작할 때, 외국 유튜브를 정말 많이 봤습니다. The backyard scientist, the king of random 같은 사람들을 보면서 저도 감탄하기도 했죠. 국내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실험 영상들을 많이 봤고요. 중요한 점은 그 영상들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저만의 특색을 가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실험들을 일상용품과 인기 있는 게임 속의 아이템을 통해 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시점 기준으로 약 17만 명이 본인의 채널을 구독 중일 정도로 성공적인 채널이 되었는데요. 1년 만에 이러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노하우와 소감이 궁금합니다.

 

그저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죠. 유튜브는 하나의 생명체 같습니다. 조회 수를 높이는 기술을 알고 있더라도, 그 채널의 흥망성쇠는 개인의 능력을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능력이라기보다는 항상 힘이 되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조회 수를 높이는 기술을 쓰기보다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하였고, 소통, 정체성 유지, 삶의 질을 유지하는데 중심을 두었습니다. 소통은 초심과 겸손을 유지해 주고,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채널의 지구력을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저의 창의력과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 토양과 같은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 가장 만족스러운 콘텐츠는 어떤 것인가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시간이 지나면서 노하우가 쌓여 만족도는 조금씩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대포 카트 영상이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대포 카트는 단순히 쇳물로 모양을 모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능을 가지고 작동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제작과정은 힘들었지만, 그에 상응하는 조회 수도 나와서 만족스러웠습니다.

 

 

 

크리에이터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이 일을 겉모습만 보고 섣불리 뛰어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혼자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그리고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목표로 하는 영역의 경험을 쌓으셨으면 합니다. 저는 방송국에서 일하는 동안 정말 힘들고 일의 의미를 찾기 힘들었지만, 그 시절의 경험이 지금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꼭 조직 생활을 경험해보셨으면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직종의 경험을 쌓고 선배들의 노하우를 체득해야 합니다. 그리고 조직 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경험을 쌓아놔야 크리에이터로서 홀로 마주하는 난관들을 견딜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 매체의 특성상, 구독자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본인만의 특별한 소통방법 같은 것이 있을까요? 기억에 남는 구독자는요?

 

요즘은 댓글 개수가 너무 많아져서 모든 글에 답글을 달지는 못하고 있지만, 댓글 개수가 1,000개가 되기 전까지는 모든 글에 답을 했습니다. 댓글은 구독자들의 기대이기 때문에 절대 소홀히 할 수 없었죠. 구독자와의 소통은 저를 찾아준 사람들에 대한 당연한 답례라고 생각합니다. 댓글이 너무 많아지면서부터는 밴드를 만들어서 정해진 시각에 밴드 가입자들과 함께 채팅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창기부터 함께해 준 구독자 다섯 분이 현재 매니저로 활동을 해주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구독자는 그분들이고 초창기부터 자발적으로 제 영상에 댓글을 달아주고 홍보까지 해주는 친구들이라 지금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소통방법으로는 제가 만든 아이템들을 제 채널을 방문한 구독자들에게 이벤트를 통해서 나눠 주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구독자들이 제게 더 강한 유대감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2018년의 꿈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장기적인 목표로 어떤 것을 가지고 있나요?

 

단기적인 목표는 당연히 구독자를 더 늘리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닥터스’라는 장인 채널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약용이 공동경작제도인 정전제를 만들려 했던 것처럼, 여러 명의 장인이 공통으로 운영하는 채널을 통해서 서로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수익보다는 콘텐츠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해외 구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해외 채널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서 당분간은 개인적으로 열심히 노력해야겠죠.

 

 

Dr.fire님의 시청자분들 그리고 makeall 구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를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전문적인 메이킹을 한다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창조 활동, 만들기라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제작과정에서 직면하는 실패를 극복하면서 끈기와 인내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끈기와 인내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메이커’들이 끈기 있는 만들기를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글.사진 / 이해정